안녕하세요, 자연과한의원 동탄점 원장 김지현입니다.
"추석 지나면 항상 2kg은 쪄 있어요."
"연휴 전에 미리 굶어두면 좀 낫지 않을까요?"
"명절에 다이어트하는 건 애초에 무리 아닌가요?"
추석을 앞두고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들입니다.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24일 목요일부터 27일 일요일까지 나흘입니다. 오늘은 이 나흘을 살 안 찌고 보내는 현실적인 방법을, '감량'이 아니라 '유지'라는 관점에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연휴에는 왜 감량이 아니라 '유지'가 목표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추석 연휴 나흘의 목표는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찌지 않게 지키는 것입니다. 성인 195명을 연말연시 전후로 추적한 연구에서, 연휴 기간 체중은 평균 0.37kg 증가했습니다. 많은 분이 체감하는 '1kg 이상'보다는 작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이 연구에서 연휴에 늘어난 체중은 연휴가 끝난 뒤에도 저절로 빠지지 않고 그대로 남았습니다. 설·추석·연말이 지날 때마다 조금씩 남은 체중이 해마다 쌓이면, 몇 년 뒤에는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연휴를 앞둔 환자분들께 "나흘 동안 빼려고 하지 마시고, 시작 체중 그대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하세요"라고 말씀드립니다. 가을부터 설까지 이어지는 큰 흐름은 가을부터 설까지, 왜 1년 중 가장 살찌기 쉬울까?에서 정리해 드렸는데, 추석은 그 흐름의 첫 관문입니다.
연휴 전에 미리 굶어두면 효과가 있을까요?
많은 분이 시도하는 '미리 저금' 전략, 즉 연휴 전 며칠을 굶다시피 절식하는 방법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습니다. 며칠간 절식하면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균형이 흔들리고, 배고픔 신호가 강해진 상태로 명절 상 앞에 앉게 됩니다. 평소보다 강한 식욕과 떨어진 조절력으로 기름진 명절 음식을 마주하는 것이니, 폭식으로 이어질 조건이 스스로 갖춰지는 셈입니다.
절식 뒤 반동으로 오는 폭식의 기전은 스트레스성 야식·폭식, 어떻게 끊을까?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연휴 전에는 굶는 것이 아니라, 평소 식사 리듬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연휴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명절 음식, 어떤 순서로 먹어야 덜 찔까요?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아침을 거르지 않는 것, 그리고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연휴라고 아침을 건너뛰면 점심·저녁에 몰아서 먹게 되고, 배고픈 상태에서는 손이 가장 먼저 가는 것이 떡·전·식혜 같은 탄수화물과 기름진 음식입니다. 식사 때는 나물·고기 같은 채소와 단백질 반찬을 먼저 충분히 드시고, 밥·떡·전 같은 탄수화물은 그다음에 드시는 것이 포만감 면에서 유리합니다.
명절 음식이 유독 살이 찌기 쉬운 이유는 조리 방식에 있습니다.
| 음식 | 살찌기 쉬운 이유 | 현실적인 대응 |
|---|---|---|
| 전·튀김류 | 재료가 기름을 그대로 흡수하는 조리법 | 개수를 정해 첫 접시만, 리필 금지 |
| 갈비찜·잡채 | 설탕·물엿 양념으로 당류가 많음 | 건더기 위주로, 양념 국물은 남기기 |
| 식혜·수정과 | 마시는 당분은 포만감 없이 넘어감 | 식후 한 잔으로 제한, 물·차로 대체 |
| 떡류 | 밥보다 밀도가 높아 같은 부피라도 양이 많음 | 식사 대신이 아니라 식후 소량만 |
앉은 자리에서 계속 집어먹는 건 어떻게 막을까요?
명절 체중 증가의 상당 부분은 식사 자체가 아니라, 식사와 식사 사이에 상 앞에 앉아 무의식적으로 집어먹는 데서 옵니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이므로, 환경을 바꾸는 쪽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 개인 접시 사용 — 먹을 만큼 덜어 먹으면 총량이 눈에 보입니다. 집어먹기의 문제는 먹은 양이 기록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음식과 거리 두기 — 전 접시와 과일 상이 눈앞에 있으면 계속 손이 갑니다. 대화는 상에서 떨어진 자리에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가족 산책 만들기 — 식후 20~30분 가족 산책은 활동량을 늘리는 동시에, 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 자체를 줄여 줍니다.
명절 술자리는 어떻게 넘겨야 할까요?
술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술 자체의 열량 못지않게, 마신 뒤 식욕 조절력이 떨어져 안주와 야식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빈속에 마시지 않기, 술과 물을 번갈아 마시기, 안주는 전·튀김보다 고기·두부 같은 단백질 위주로 고르기 —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다음 날이 다릅니다. 술자리가 잦은 시기의 관리 원칙은 외식·회식이 잦아도 다이어트가 될까?에서 정리한 내용과 같습니다.
하루 과식했다면 다음 날 굶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결론은 '평소 리듬으로 복귀'이지 '굶기'가 아닙니다. 과식한 다음 날 굶으면 그날 저녁이나 그다음 날 또 한 번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고, 결국 과식-절식-폭식의 악순환이 연휴 내내 반복됩니다. 과식 다음 날은 평소 시간에, 평소보다 약간 가볍게,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드시고 물을 충분히 드시면 됩니다.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움직여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하루의 과식은 전체 흐름에서 보면 작은 사건입니다. 그것을 만회하려는 극단적인 행동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듭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보면, 연휴에 살이 많이 찌는 분은 과식을 한 분이 아니라 과식 뒤에 굶기와 폭식을 반복한 분인 경우가 많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체중이 늘어 있으면 실패한 걸까요?
연휴 직후 체중계 숫자가 늘어 있어도, 그 전부가 지방은 아닙니다. 명절 음식의 염분과 탄수화물 때문에 몸에 수분과 글리코겐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상태라, 평소 식사로 돌아가면 며칠에 걸쳐 상당 부분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때 숫자에 놀라 굶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늘어난 체중을 되돌리는 구체적인 순서는 휴가 다녀와서 늘어난 체중, 어떻게 되돌릴까?에서 단계별로 정리해 드렸으니 그대로 적용하시면 됩니다.
연휴가 지난 뒤에도 체중이 이전으로 돌아오지 않거나, 명절마다 반복된 증가가 쌓여 왔다면 몸 상태를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진료실에서는 인바디 측정으로 체지방·근육량 변화를 확인하고, 상세 문진으로 식욕과 생활 패턴까지 살핀 뒤 몸 상태에 맞는 단계별 처방으로 연휴 이후의 관리를 돕고 있습니다. 식단과 활동 조절만으로 충분한 분도 많고, 한의학적 접근도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 추석은 준비 없이 맞아 살이 찌는 명절이 아니라, 시작 체중을 그대로 지켜내는 첫 연휴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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