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연과한의원 동탄점 원장 김지현입니다.
"주사 맞고 나서 하루에 한 끼도 겨우 먹어요. 이래도 되나요?"
"입맛이 없으니 아무거나 조금씩 먹는데, 뭘 챙겨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체중은 빠지는데 머리카락이 빠지고 기운이 없어요."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나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같은 GLP-1 계열 주사를 맞는 분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무엇을 먹느냐'입니다. 식욕이 눌리면 자연히 적게 먹게 되는데, 적게 먹는 것과 잘 먹는 것은 다릅니다. 위고비 식단의 핵심은 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줄어든 양 안에 필요한 것을 먼저 넣는 것입니다. 오늘은 식사량이 줄어드는 시기에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근육·영양·컨디션을 지킬 수 있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근육이 함께 빠지는 문제 자체는 위고비로 살 빼면 근육도 빠질까?에서 다뤘으니, 이 글은 그 대책인 '식사 설계'에 집중합니다.
식욕이 줄면 왜 영양 결핍을 걱정해야 할까?
평균 15% 이상 체중이 줄어드는 강한 약물일수록, 줄어든 식사량 안에서 단백질·미량영양소가 함께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2024년 Almandoz 연구진이 Obesity에 발표한 종설은 최근 비만 치료제들이 평균 1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만드는 만큼, 치료 전 영양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치료 중 섭취량을 평가·관리·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실무 권고를 정리했습니다. 특히 단백질 부족은 근육 손실로, 철·비타민B12·비타민D 부족은 피로·탈모·빈혈로 나타납니다. "빠지긴 하는데 기운이 없다"는 말이 나오면 이미 여기까지 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백질은 하루에 얼마나, 어떻게 챙겨야 할까?
체중 1kg당 하루 1.2~1.6g을 목표로, 매 끼니 앞에 단백질부터 놓는 것이 원칙입니다. 70kg이라면 하루 84~112g입니다.
2015년 Leidy 연구진의 종설은 감량 중 체중 kg당 1.2~1.6g 수준의 단백질 섭취가 근육 보존과 포만감 유지에 유리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문제는 식욕이 눌린 상태에서는 이 양을 채우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입니다. 밥 몇 숟가락에 국물로 끼니를 때우면 단백질은 10g도 안 됩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 끼니마다 단백질 먼저 20~30g — 달걀 2개(약 12g)+두부 반 모(약 10g), 닭가슴살 100g(약 22g), 생선 한 토막, 그릭요거트 한 컵처럼 손에 잡히는 단위로 기억해 두면 편합니다.
- 배가 차기 전에 단백질을 끝내기 — 포만감이 빨리 오는 시기라 밥부터 먹으면 단백질을 넣을 자리가 없어집니다.
- 씹기 힘들면 부드러운 형태로 — 메스꺼움이 있는 날은 달걀찜·연두부·그릭요거트·단백질 셰이크처럼 넘기기 쉬운 형태로 대체합니다. 하루 총량 기준은 단백질 하루 얼마나 먹어야 할까를 참고하세요.
메스꺼움이 있을 때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
소량을 자주, 기름지고 단 음식은 피하고, 천천히 먹는 것이 기본입니다. 메스꺼움은 이 계열 약물의 가장 흔한 부작용이라 식사 방식으로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임상시험에서 메스꺼움은 STEP 1(세마글루타이드 2.4mg) 참가자의 약 44%, SURMOUNT-1(티르제파타이드)에서는 용량에 따라 24.6~33.3%에서 보고됐고, 대부분 용량을 올리는 시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Wharton 연구진의 실무 권고도 위장 부작용이 사용 중단의 주요 장벽이므로 식사 방식 조정으로 관리할 것을 강조합니다.
- 하루 3끼 대신 4~5번 소량 — 위가 오래 차 있으면 메스꺼움이 심해집니다. 한 번에 적게, 대신 자주 먹습니다.
- 기름진 음식·튀김·크림소스 줄이기 — 지방은 위 배출을 더 늦춰 메스꺼움과 더부룩함을 키웁니다.
- 단 음료·과일주스 피하기 — 빈속에 단 것이 들어가면 울렁거림이 심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 배부르기 전에 숟가락 놓기 — 포만 신호가 평소보다 늦게 인식돼 '배부르다'고 느낀 시점엔 이미 과식인 경우가 있습니다. 20분 이상 천천히 먹습니다.
- 식후 바로 눕지 않기 — 역류와 메스꺼움을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물과 식이섬유는 왜 따로 챙겨야 할까?
식사량이 줄면 음식으로 들어오던 수분과 섬유질도 같이 줄어, 탈수와 변비가 동시에 오기 때문입니다.
하루 물 1.5~2L를 시간을 정해 나눠 마시고(식사 직전 벌컥 마시면 포만감이 먼저 와 식사를 방해하니 식간에), 채소·해조류·통곡물로 식이섬유를 확보합니다. 변비가 이미 시작됐다면 대처 순서는 마운자로·위고비 맞고 변비가 생겼다면?에 정리했습니다. 술은 이 시기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빈속에 알코올이 들어가면 저혈당과 위장 부작용이 겹치기 쉽고, 안주로 식사를 대체하면 단백질이 비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GLP-1 주사 맞는 동안 술, 괜찮을까?를 참고하세요.
| 우선순위 | 챙길 것 | 현실적인 기준 |
|---|---|---|
| 1순위 | 단백질 | 끼니마다 먼저 20~30g, 하루 kg당 1.2~1.6g |
| 2순위 | 수분 | 1.5~2L, 식간에 나눠서 |
| 3순위 | 채소·식이섬유 | 매 끼 한 접시, 익힌 채소가 부담 적음 |
| 4순위 | 탄수화물 | 끊지 말고 소량, 통곡물 위주 |
미량영양소는 검사가 필요할까?
식사량이 크게 줄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철·비타민B12·비타민D·엽산 정도는 혈액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증상이 생긴 뒤 보충하는 것보다 미리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 철분 — 붉은 살코기 섭취가 줄면서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가임기 여성은 감량 전부터 부족한 경우가 많아 우선 확인 대상입니다.
- 비타민B12 — 육류·달걀·유제품에서 오는데, 식사량이 줄고 위산 분비가 달라지면 흡수도 떨어집니다. 피로·손발 저림이 신호입니다.
- 비타민D·칼슘 — 뼈와 근육 유지에 필요합니다. 실내 생활이 길고 유제품을 안 드시는 분은 낮게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 종합비타민은 대체가 아니라 보조 — 식사를 대신할 수는 없고, 검사 결과에 따라 부족한 것만 채우는 것이 원칙입니다.
당뇨약이나 다른 약을 함께 복용 중이라면 식사량 변화가 약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처방 의사와 꼭 상의해야 하고, 임신 계획이 있거나 임신 중이라면 이 계열 약물은 사용 대상이 아닙니다. 부작용의 전체 목록은 마운자로 부작용, 어디까지 알아야 할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 진료실에서는 GLP-1 주사를 맞고 계시거나 중단하신 분께 인바디로 근육량과 체수분의 변화를 먼저 확인하고, 실제 식사 내용과 단백질 섭취량을 문진한 뒤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식단 가이드와 몸 상태에 맞는 단계별 관리를 설계합니다. 체중·체성분 관리 방법에는 생활습관 조절, 운동, 한의학적 접근 등이 있으며, 각각 특성이 다르므로 개인에게 적합한 방향은 전문가와 상의해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약이 식욕을 눌러 주는 시기는 식습관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 기간에 '무엇을 먼저 먹는 사람'이 되어 두면, 약을 끊은 뒤에도 그 순서가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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