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연과한의원 동탄점 원장 김지현입니다.
"위고비를 석 달째 맞는데 2kg밖에 안 빠졌어요. 저한테는 안 맞는 건가요?"
"친구는 10kg 넘게 빠졌다는데 저는 왜 그대로일까요?"
"효과가 없으면 언제까지 기다려 보고 결정해야 하나요?"
GLP-1 주사(위고비·마운자로 등)를 쓰는 분들 중 일부는 기대만큼 체중이 줄지 않습니다. 임상시험 수치를 보면 '누구나 15% 빠지는 약'처럼 느껴지지만, 그 수치는 평균이고 그 안에는 반응이 작은 사람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오늘은 위고비를 맞아도 잘 안 빠지는 사람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원인은 무엇인지, 언제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 근거와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위고비를 맞아도 안 빠지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있습니다. 그리고 임상시험 자체가 그 비율을 보고합니다. 2021년 NEJM에 실린 세마글루타이드 2.4mg의 대표 임상시험(STEP 1, 1,961명, 68주)에서 평균 감량은 14.9%였지만, 5% 이상 감량에 도달한 사람은 86.4%였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약 13~14%는 68주를 써도 5%에 못 미쳤다는 뜻입니다. 15% 이상 빠진 사람이 절반(50.5%)인 동시에, 반응이 작은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 이상 있는 것입니다. 실제 진료 환경 자료도 비슷합니다. 2022년 JAMA Network Open에 실린 메이요클리닉 코호트에서 6개월 추적된 102명 중 5% 이상 감량은 87.3%였고, 12.7%는 그 아래였습니다. 흔히 '비반응자'라고 부르는 그룹이 대략 이 정도입니다.
안 빠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겹칩니다. 진료실에서 확인하는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용량이 아직 낮다 — 위고비는 0.25mg에서 시작해 16주에 걸쳐 2.4mg까지 올립니다. 위장 부작용 때문에 낮은 용량에 오래 머무는 경우 감량이 더딥니다. 초기 3개월의 결과만으로 '안 맞는다'고 결론짓기는 이릅니다.
- 식사 보상 — 식욕은 줄었는데 '조금이니까 괜찮다'며 고열량 음식·음료·술로 채우면 총 열량은 크게 줄지 않습니다. 식욕 억제가 곧 열량 감소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 당뇨병 동반 — 위 메이요클리닉 자료에서 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6개월 감량이 7.2%로, 없는 사람(11.8%)보다 뚜렷이 작았습니다. 2024년 EClinicalMedicine에 실린 후속 분석(297명)에서는 당뇨병이 오래되고 인슐린을 쓰는 등 중증도가 높을수록 12개월 감량이 단계적으로 줄었습니다(약 8.8%에서 5.0%까지).
- 근육량 부족과 낮은 활동량 — 기초대사량이 낮으면 같은 식욕 감소에도 소비 여력이 작아 체중 변화가 느립니다. 근육을 잃으면서 빠지는 문제는 위고비로 살 빼면 근육도 빠질까?에서 다뤘습니다.
- 수면·스트레스 — 수면 부족은 식욕 호르몬을 약이 누르는 방향과 반대로 밀어 올립니다.
- 개인 차이 — 같은 용량에서도 반응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유전적 요인 등 아직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언제까지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까?
대체로 '유지 용량 도달 후 3개월'을 기준으로 봅니다. 미국·유럽의 비만약 사용 지침들은 공통적으로 유지 용량에서 12~16주를 썼는데 체중이 5% 미만으로 줄었다면 반응이 낮은 것으로 보고 계속 사용할지 재검토하도록 권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사 시작 후 3개월'이 아니라 '2.4mg 같은 유지 용량에 도달한 뒤 3개월'이라는 점입니다. 증량 기간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6~7개월쯤 되어야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단 시점에는 체중만 보지 말고 허리둘레와 체성분 변화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체중이 그대로여도 체지방이 줄고 근육이 유지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는 체중은 그대로인데 왜 몸매가 달라 보일까?에 정리했습니다.
반응이 낮다고 판단되면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처방 의사와 상의해 아래 방향 중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 방향 | 내용 | 고려할 점 |
|---|---|---|
| 생활 요인 교정 후 재평가 | 식사 보상·수면·활동량을 바로잡고 3개월 더 관찰 | 가장 먼저 시도. 약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음 |
| 용량·약제 조정 | 부작용으로 증량 못 한 경우 재시도, 또는 다른 계열 검토 | 처방 의사 판단. 부작용 이력 필수 공유 |
| 중단 후 다른 방법 | 약 없이 식단·운동·체성분 중심 관리로 전환 | 중단 후 식욕 회복에 대비한 계획 필요 |
약을 쓸 수 없거나 중단하게 되는 경우의 선택지는 마운자로가 맞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와 위고비가 맞지 않는다면, 선택지는 뭐가 있을까?에서 각각 정리해 두었습니다.
'안 빠진다'고 느낄 때 흔히 놓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체중계 숫자만 보는 것입니다. 수분 변동 때문에 하루 1~2kg은 흔히 오르내리며, 주 단위 평균으로 봐야 추세가 보입니다. 둘째, 식욕이 줄었다는 이유로 끼니를 거르는 것입니다. 단백질 섭취가 줄면 근육이 먼저 빠져 대사가 느려지고, 결국 감량도 느려집니다. 셋째, 약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입니다. 임상시험의 감량 수치는 모두 식단·운동 프로그램을 병행한 조건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저희 진료실에서는 GLP-1 주사를 사용 중이거나 반응이 낮아 고민하시는 분들도 인바디 측정으로 근육량·체지방·기초대사량 변화를 확인하고, 식사 보상·수면·활동량을 문진해 감량이 더딘 원인을 함께 찾은 뒤 현재 상태에 맞는 관리 방향을 설계합니다. 체중·체성분 관리 방법에는 생활습관 조절, 운동, 한의학적 접근 등이 있으며, 각각 특성이 다르므로 개인에게 적합한 방향은 전문가와 상의해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에게는 안 맞는 약'이라는 결론은 정해진 기준과 시점에서 내려야 합니다. 그 전에 확인할 것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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